공정위, 미래에셋에 과징금 43.9억 부과

입력 2020-05-27 17:21   수정 2020-05-28 01:49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 계열사에 43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호텔과 골프장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이유다.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2년 반 만에 마무리되면서 미래에셋그룹의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공정위는 27일 미래에셋대우 등 미래에셋 주요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 포시즌스호텔 등과 2015년부터 3년간 430억원의 내부 거래를 했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 11개 계열사는 관련 시설 이용권을 고객 선물로 구입하고, 기업 행사와 연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을 중심으로 미래에셋컨설팅의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각종 의사결정이 이뤄져 계열사에 하달된 점이 포렌식 조사 등을 통해 밝혀졌다”며 “계열사별로 성과지표도 만들어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미래에셋컨설팅에 21억5100만원, 미래에셋대우(10억4000만원)와 미래에셋자산운용(6억400만원) 등 11개 계열사에 22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48.63%)을 비롯해 가족 및 친족들이 지분 91.86%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의 지원으로 회사 매출은 2014년 176억원에서 2017년 1100억원으로 늘었다.

공정위는 그러나 박 회장 등에 대한 형사 고발까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사안을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이뤄진 상당한 규모의 거래’로 판단했지만 박 회장 일가가 실질적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는 점을 감안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2015~2017년 22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또 해당 골프장과 호텔은 미래에셋대우 산하 펀드가 투자한 곳으로 박 회장 가족회사가 운영을 맡지 않았더라도 계열사들이 각종 행사와 마케팅에 활용했을 것이라는 점도 참작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박 회장이 사업 초기에는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의 영업 방향, 수익 상황 등을 언급했지만 직접적으로 사용을 지시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지원 행위’를 단독으로 적용해 처벌한 첫 번째 사례다. 해당 조항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관련 규제는 2014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도입됐지만 실제 처벌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빠르게 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비교를 하지 않아 관련 규정을 적용받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제재가 마무리되면서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해 말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면서 2년 넘게 중단됐다. 과징금 수준에서 제재가 일단락돼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사업 심사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계열사 간 거래와 관련된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 절차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공정위 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발행어음 사업 심사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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